오늘은 7월 14일.
원래 오늘은 나포함 친구 넷이서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으로 간단 모드 캠핑을 가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넷이서 잘 텐트도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어쩔까 고민 하는 사이 캠핑 계획은 신기루 처럼 사라져 버렸다.
아니 어쩌면 넷 중 한두명은 차라리 캠핑 못가는 상황을 더 반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여차저차해서 우리는 술이나 마시기로 결정.
나와 박군이 오늘의 모임 장소를 충무로로 결정했고 내가 닭꼬치 맛집 필동분식을 1차로 정했다.
블로그 검색 중 알게된 필동 분식.
다른 분들 블로그에서 익히 본 외관인데 직접 맞닥드리고 보니 정말 웃음만 나온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허물어져가는 노포가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할 뿐이다.
사실 요즘 왠만한 시골 오지에 가도 이런 식당은 찾아보기 어렵다.
바깥의 두자리가 찬 것이 좀 안타까왔는데 사장님은 우리 보고 주차장에 자리를 펴고 앉으라고 하신다.
안주 종류 몇 가지 보이는데 여기서 닭 안주 외에 안주는 잘 안 드시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
노포 답게 가격표 따윈 붙어있지 않다.
도심 한가운데 주차장에 한자리 펴고 착석.
주차장에서 마시는 술이라니 술 마시기 전부터 웃음만 나온다.
어떻게 주문해야 좋을지 몰라 여쭤보니 일단 기본을 먹어 보고 추가 주문하라고 하신다.
여기서 기본이란 닭꼬치 X 인분이라고 한다.(닭꼬치 1인분 6천원, 우리는 네명이니 4인분 24,000원)
일단 소맥으로 시작.
닭꼬치 나오기전 나온 서비스 안주 오뎅국(어묵탕보다 오뎅국이 정겹다)은 비주얼도 대박 & 맛도 좋다.
우리는 오뎅을 퍼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등장한 닭꼬치.
요게 24,000원이라면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다.
연탄불에 잘 구워진 닭꼬치 한점 먹어보니 연탄불맛이 잘 느껴진다.
너무 맛있다거나 아주 특별하진 않지만 분위기가 한 몫하는 그런 추억의 맛이다.
닭꼬치와 술한잔 하는 동안에 오뎅국 한사발이 그대로 리필되어짐.
추가 안주는 닭똥집 2인분.(6천원짜리 2인분, 12000원)
역시 연탄불맛이 구수하게 느껴지는데 요건 잡맛이 안 느껴져서 굿.(동네 포차의 닭똥집과는 비교를 불허한다)
리필 요청도 안했는데 무심히 3번째 리필해 주신 오뎅국.
닭꼬치 가격이 그리 저렴하다고 볼 순 없지만 멋진 추억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무한 리필되는 오뎅국이 그리워 또 찾게 될 것 같다.
요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추천, 깔끔한 곳을 원한다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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