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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1803 을지로3가역 숨겨져 있는 와인바 '십분의 일'

2018. 4. 29. 댓글 ​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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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월 10일, 을지로 3가역 근처 동원집에서 맛있는 감자국을 먹고 나와 한군은 이차를 하기로 했다.

이차는 한군이 고딩 친구들 한테 추천 받았지만 가보지 못했다는 와인바 십분의 일에서 하기로 했다.

 

 

 

 

 

 

오후 6시 20분경 을지로 골뱅이 골목 뒷쪽 인쇄소 골목 사이에 정말 엉뚱한 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발견하였다.

인쇄소 옆에 간판도 없는 이 황당한 와인바는 아는 사람만 올 수 있는 그런 바 였다.

 

 

 

 

 

허접한 건물 계단을 올라가면 만나는 포스트 잇 크기의 종이에 씌여진 십분의 일이 이집의 간판인 셈이다.

이리 일찍 왔는데도 만석이라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사장님이 나오셔서 이름과 인원을 적고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고 다시 사라지심.

나와 한군은 기다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딱히 할 일도 없기에 기다려서 꼭 들어가 보기로 결정.

근처의 편의점에서 커피와 음료를 마시면서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내고 다시 바 근처에 왔는데도 여전히 하염없는 대기다.

오기가 발동하여 계속 기다린 끝에 오후 8시에 겨우 자리가 났다.

약 한시간 반의 웨이팅은 아마도 내 기억속에 최장의 웨이팅 시간일 것이다.

 

 

 

 

 

자리에 앉고 메뉴판을 받았다.

하우스 와인은 4천원으로 저렴한 편.

 

 

 

 

 

레드 와인인 샤토 벨에어(39,000원) 한병을 주문.

 

 

 

 

 

안주로는 감바스 알 아히요(13,000원)를 주문.

 

 

 

 

 

이제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입구쪽에는 책상이 하나 놓여 있고 오디오가 놓여져 있다.

 

 

 

 

 

입구쪽의 주방 모습.

 

 

 

 

 

바 한 켠에 와인과 와인잔을 데코레이션 해 놓았다.

 

 

 

 

 

빈티지한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실내 인테리어.

벽에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가 상영 중이었고, 스피커에선 느릿 느릿한 재즈가 흘러 나왔다.

따뜻한 색의 조명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한층 업 시켜 주는 것 같다.

 

* 바 안에 손님들을 둘러 보니 우리 빼고는 연인끼리 혹은 여자 끼리.

나는 한군에게 '그래 우리 나이에 이런 곳에 남자끼리 온 것이 오히려 위너야' 라고 말했다.

 

 

 

 

 

우리가 주문한 샤토 벨에어.

카쇼와 멜롯을 브랜딩한 프랑스산 와인이라고 한다.

 

 

 

 

 

저가 보르드 와인치고는 부드러운 편인 것 같다.

 

 

 

 

 

잠시 후 나온 감바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음식 내용도 저렴한? 편이었다.(내가 만들어도 이거보다 잘 만들 듯)

아마도 시크릿한 장소+ 빈티지한 분위기+ 노란 조명+ 재즈+ 비교적 저렴한 와인값과 음식값이 콤비네이션 되어 유명세를 타고 있나 보다.

우리는 한시간 반 기다린 것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와인을 음미했고 바의 분위기를 즐겼다.

 

 

 

 

 

주문한 와인 한병을 다 비우고 나서 한군이 하우스 와인을 한번 먹어보자고 해서 주문했는데 그 맛은 꽝이었다.

자고로 레스토랑이나 바의 수준은 하우스 와인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은데 십분의 일의 하우스 와인은

정말 아니어도 너무 아니다.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오디오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아마도 소스는 노트북이고, 앰프는 수십년은 되었을 빈티지 앰프, 스피커는 JBL이었다.

비교적 저렴한 와인에 빈티지한 감성에 젖어 보기 위해 와 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오래 기다리면서까지 꼭 가봐야 하는 곳은 아니다.

근처에 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들르고 싶기는 하다. 기다리지만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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