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월 7일 월요일, 여행 3일차이다.
여행 전부터 날 괴롭히던 목감기가 여행 중에도 나를 괴롭힌다.
오전 5시 반경 화장실 가려고 하다가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려 놓은 유리물병을 깨고 말았다.
방바닥이 딱딱해서 유리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이걸 정리하는데 거의 20분은 걸린 것 같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 소소하게 작은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이왕 잠이 깼으니 산책이나 하기로 했다.
6시경 밖으로 나와서 리조트 남쪽편 해변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우리 리조트 해변은 아오 파이이고, 이 해변의 남쪽으로는 텁팀 해변, 아오 누안, 아오 초, 웡 두안 비치 등이
줄줄이 있다.
방 밖으로 나오면 바로 해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남쪽에 위치한 탑팀 비치.
고단한 밤을 보낸 강쥐들이 여럿 보인다.
해변 남쪽 끝은 바위로 되어 있어서 길이 없어 보인다.
사메드 텁팀 리조트를 넘어가면 아오 누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이쯤에서 길이 끊어졌고 사람이 잘 안 다니는 풀길? 같은게 나타났다.
약 20미터 쯤 그 풀길을 지나면 사람이 다니는 제대로 된 길과 만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풀길에 들어섰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을 땐 이미 늦었다.
다리가 화끈해 지는 걸 느끼고 내 다리를 보고 나는 경악했다.
검고 큰 모기 백 마리쯤이 내 다리를 공격하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모기를 쫓고 내달렸지만 모든 상황은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
어쩌면 모기에 물려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아오 누안 표지판이 보였다.
아오 누안에는 구글에 표시도 안된 방갈로가 있다.
아오 누안은 접근하기도 어렵고 돌도 많고 여러가지로 사람이 찾기 힘든 해변이다.
아오 누안에 잠시 머물렀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는 해변에 파도만 거칠게 치고 있다.
원래 계획은 아오 초까지 가보려고 했다.
그런데 모기 백방 물리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빨리 리조트로 돌아가기로 했다.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한마리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나에게 무슨 가르침을 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리조트로 돌아와 버물리를 바르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조식 시간은 오전 7시에서 10시반이라고 한다.
조식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좋다.
우리는 오전 8시쯤 조식당에 도착했다.
위 사진은 커피 파트.
요기는 핫 디쉬 파트.
요기는 음료와 과일 파트.
요기는 오믈렛, 빵, 샐러드 파트.
나의 조식.
음식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모든 음식이 다 맛이 좋았다.
특히 오믈렛은 포슬 포슬하니 너무 맛이 좋았다.
아마도 내가 먹어 본 오믈렛 중 최고의 맛이다.
아내의 조식.
동남아에 왔으면 과일은 보이는 대로 먹어줘야 한다.
특히 파파야가 맛이 좋았다.
* 칸탈로프라는 과일은 처음 먹어 보는 것 같은데 멜론의 일종이라고 한다.
조식당의 아침 풍경.
오늘 오전에는 바다에서 놀기로 했다.
어제 빌린 비치 타올 세 장을 앞 자리에 세팅해 놓았다.
아침에 만나는 창은 동남아 휴양지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다.
나는 목이 아파서 일단 자제.
아내와 교대로 바다에 들락 날락 했는데 사실 나는 수영치라서 수영이 아니라 목욕탕 물 끼얹기 수준이다.
그래도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니 기분이 좋아진다.
게으름 피우던 아드님이 이제서 출현하셨다.
그래 이게 휴양이지.
겨우 두 번 바다에 나갔나?
아내가 나 마시라고 상그리아를 가지고 왔다.
상그리아는 해외여행 필수품이다.
이동식 바베큐 발견.
치킨 윙 두 개 100바트에 구매.
치킨 윙과 상그리아.
나는 요런 풍경 보면서 누워 있고 아내는 열심히 바다 수영을 즐겼다.
검은 개 몇 마리가 닭냄새를 맡고 나에게 다가왔다.
닭뼈는 부서지면 날카로와서 개 한테 주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기내식으로 받은 빵을 줬는데 고개를 돌린다.
어쩐지 돌아다니는 개들이 다 날씬하다 싶었다.
저탄고지와 간헐적 단식을 몸소 실천하는 개들이었던 것이다.
해변에 베드 깔아 놓고 마사지 영업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나는 해변 마사지를 한번도 만족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고 한다.
리조트 근처에 로터스 마사지라는 곳이 있어서 가보니 영업을 하지 않는다.
헛걸음을 하고 혹시나 탑팀 비치에 마사지 가게가 있나 해서 한번 들러 봤다.
탑팀 비치의 풍경.
예상대로 여기에도 마사지 가게는 없었다.
12시에 방으로 컴백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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