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28일.
외도, 통영 패키지 투어 중 통영에서 세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나와 박군은 통영의 왠만한 관광지는 다 둘러 본 터.
먹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는 세시간 동안 회를 먹기로 합의했다. ㅋㅋㅋ
통영에서 회를 저렴하게 먹는 방법은 통영중앙시장에서 회를 떠서 초장집에서 먹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좀더 우아하게~ 먹고 싶다.
통영중앙시장 근처의 식당들을 탐색하던 중 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2층에 있는 이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모둠회 중자를 먹자고 하는 박군을 나는 소자면 충분하다고 설득하였고 결국 소자를 먹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나는 머리로는 소자를 생각하고 입으로는 중자를 말하고 말았다.
사실 먹는내내 소자인줄 알고 먹었고 계산할 때 비로소 중자를 주문했다는 걸 깨달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머리와 입의 코디네이션이 잘 안된 것 같다.
하지만 먹는 내내 행복했고 이만원 차이라면 오히려 중자를 주문한게 잘한 일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ㅋㅋㅋ
세어보니 총 13종의 스끼다시가 깔렸다.
왼쪽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가자미와 미더덕.
가운데 파트에선 소라, 명태, 복 무침.
오른쪽 파트에선 멍게, 고둥, 게다리 정도.
가자미 찜은 생물이 아니고 약간 꾸덕 꾸덕하게 말린 걸 찐 거다.
이게 통영식이라고 사장님이 알려 주셨다.
요건 나름 별미다.
복 알러지가 있기 때문에 이건 전부 박군 차지.
멍게의 주산지 답게 싱싱.
이게 뭘까 궁금해서 여쭤보니 미더덕이라고 하신다.
미더덕회는 나도 처음 먹어 보는데 참 독특하고 신기한 맛이다.
잠시 후 등장한 광어, 우럭, 숭어의 모둠회는 비주얼이 너무 아름답다.
회의 선도 굿, 그리고 회도 너무 잘 뜨셨다.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음.
조심스럽게 미더덕과 명태조림 리필을 여쭸더니 흔쾌히 가져다 주셨다.
이번에 미더덕의 맛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명태 조림도 슴슴하니 맛이 좋다.
마무리로 새우 튀김이 나와서 14종이 되었다.
배는 부르지만 매운탕을 먹지 않고 회를 먹었다고 말할 순 없다.
정말 오랫만에 먹어보는 고추장 베이스 매운탕도 맛있다.
매운탕에 딸려 나온 반찬도 대박.
무려 두시간에 걸친 폭풍 먹방이었다.
술값 포함 9만원에 질 좋은 회와 맛 좋은 스끼다시를 원없이 먹은 것 같다.
문득 2만원짜리 동백식당 스페샬 아무거나 라는 메뉴도 무척 잘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추천.
* 여행한지 한참 후에 느낀 점
- 여행 당시에는 맛있게 잘 먹었었는데, 사실 통영에는 이 식당보다 가성비 좋은 식당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저 식당을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추천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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