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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1906 피맛골 최고의 빈티지 주막 '와사등'(폐점)

2019. 7. 9. 댓글 ​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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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월 29일.

점심 때 박군을 만나 내고향식당에서 어죽을 먹고 김미미 도예 카페에서 차도 한잔 마셨다.

너무 먹기만 하는 것이 내 몸에 미안해 도봉산 우이암 코스를 반 정도 올랐다.

우이암 코스 쉼터에서 쉬는 중 시내에 볼일 보러 나갔던 아내의 전화가 와서 아내와 종로 3가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녁 무렵 종로 3가역에서 아내를 만나고 저번에 갔던 호남선에서 갈매기살을 먹었다.

배도 꺼칠 겸 익선동 한옥마을 산책도 하고 아들을 위해 푸하하 크림빵도 샀다.

이차를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한군이 언젠가 말한 초빈티지 주점이 떠올랐다.

위치를 검색해 보니 우리가 있는 익선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우리는 그곳을 찾아 이동하였다.

 

 

 

사실 나는 이 주점의 정확한 이름을 알지는 못했었다.

그저 피맛골주점타운으로 위치 검색을 해서 찾아 왔을 뿐이다.

실외 자리도 있지만 우리는 빈티지한 매력을 더 느끼고자 실내로 들어갔다.

 

* 이 주점은 이갈비집, 봇대집 등으로 불리우는데 정식 명칭은 와사등이라고 한다.

 

 

 

실내로 가는 길에 주방을 통과하게 되어있다.

여사장님은 우리에게 '막걸리하고 생선?'하고 말씀 하셨고 우리는 '예'라고 답했다.

블로그에서 보니 여기는 무조건 막걸리와 생선구이가 자동 주문된다고 한다.

 

 

 

낮은 천장과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

 

 

 

희뿌연 조명.

 

 

 

그리고 틈을 남기지 않은 낙서들이 여기가 초빈티지 주막임을 말해 주고 있다.

 

 

 

언제 붙였는지 알 수 없는 종이 메뉴판의 포스가 ㅎㄷㄷ.

 

 

 

자동 주문된 양푼 대야 막걸리 등장.

 

 

 

얼음 한덩어리 들어간 냉막걸리다.

 

 

 

마눌님과 짠하고 맛을 봤는데 확실히 탄산이 강한 장수 막걸리는 아니다.

냉장도 잘 되어 있고 맛도 좋은 편이라 술술 잘 들어가는 막걸리다.

 

 

 

잠시 후 나온 생선구이.

 

 

 

다른 분들 블로그 글 보면 이 생선구이는 이면수라고 한다.

그래서 이걸 이갈비라고 부른다고 함.

사실 구이보나는 튀김이 적절한 포지션인 것 같으니 이튀김이 맞을 것 같다.

같이 나온 엄청 나게 큰 왕소금에 무심히 찍어 먹으면 또 요게 별미다.

사실 막걸리에 이 정도 안주면 무엇이 더 필요하겠나.

 

* 이 주점에서 홍상수 영화 <오 수정>과 <북촌방향>을 촬영했다고 하는데 영화를 다시 한번 보면서 찾아 봐야 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딱 어울리는 장소 같기는 하다.

아내와 술 한 두잔 기울이는데 내 뒷편 테이블에 홍상수 영화에 나올 법한 한 커플이 애틋하게 앉아 있어서

웃음이 나오는 걸 참느라 혼나긴 했다.

 

 

 

여사장님의 보물창고.

어디 막걸리 인지 사장님께 여쭤보고 싶지만 저번에 한군이 여쭤 봤다가 혼?났다는 말을 듣고 여쭤 보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나 영업 비밀은 있는 법.

이런 곳에서 마시다가 꽐라 되기는 시간 문제일 것 같다.

우리는 오늘 딱 한 대야만 먹고 일어서기로 했다.

총 16,000원.

이갈비 11,000원+ 막걸리 5,000원이라고 한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야외석이 꽉 차 있다.

누군가는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누군가는 새로운 추억을 쌓기 위해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이제는 시골에 가도 이런 주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주점이 오래도록 남아 있으면 좋겠다.

나도 가끔은 들르고 싶은 곳이다.

 

 

 

 

 

홍상수 감독 영화 <오 수정> 중에서.

 

 

 

홍상수 감독 영화 <북촌방향> 중에서.

* 2021년 어느 날인가 와사등을 찾아 갔는데 길은 막히고 재개발이 진행 중인 것 같아 보였다.

나하고 와사등과의 인연은 딱 한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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