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상까지는 단지 1.5km.
조금만 힘내면 금방 정상에 도착할 것 같았다.
오후 1시 45분경 화야산 정상을 1.5km 남긴 지점에 도착했다.
그런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거친 돌길이 계속 이어졌다.
갑자기 우리 앞에 맨발로 산을 오르시는 분이 등장하였다.
우리는 등산화 신고도 쩔쩔 매는데.
우리는 완전한 착각을 했던 것이다.
화야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었다.
남은 1.5km가 완벽한 마의 구간이다.
이제는 꽃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끔 나타나는 이꽃은 미치광이풀일 것이다.
마지막 마의 구간이 나왔다.
우리는 거의 탈진 상태,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저 위까지만 오르면 능선을 만날 것 같다.
오후 2시 50분경 능선에 올라 섰다.
약 한시간에 걸친 사투였다.
보통 깔딱이라 해 봐야 300m 정도 인데 화야산이 깔딱이 무려 900m인 것이다.
준비해온 오렌지와 코코아로 당을 보충했다.
능선에는 진달래만이 군데 군데 피어 있다.
능선 600m도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서 힘에 부친다.
오후 3시 20분경 화야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고
전망을 봤지만 전망은 역시나 시원치 않다.
화야산은 들꽃으로 유명한 산이지 전망으로 유명한 산은 아니다.
내려오는 길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약간의 알바를 하기도 했다.
아내는 내려오는 도중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도 천천히 내려와서 운곡암에 도착하였다.
운곡암 대웅전을 한번 더 바라 보고
오후 6시 10분경 첫 출발지에 도착하였다.
12시 30분경 출발하여 오후 6시 10분경 도착했으니 총 5시간 40분에 걸친 산행이었다.
화야산을 만만하게 본 댓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비록 얼레지는 보지 못했지만 다양한 들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퍽퍽한 다리는 화야산의 추억을 며칠간 저절로 기억나게 해 줄 것이다.
'서울,경기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4 아차산에 오르다 (1) (0) | 2021.05.17 |
---|---|
2104 도봉산 은석암에 가다 (0) | 2021.05.12 |
2104 들꽃 천국 화야산에 가다 (1) (0) | 2021.05.12 |
2104 삼각산 화계사에 가다 (0) | 2021.05.12 |
2104 워커힐로 벚꽃길을 걷다 (0) | 2021.04.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