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2일 일요일.
오늘 저녁은 통영에 위치한 정숙이네 한상이라는 다찌집에서 먹기로 했다.
사실 통영 다찌집은 지금까지 총 세 군데를 방문했는데 그중 딱 한번만 만족을 했었다.
통영에 다찌집은 정말 많지만 좋은 다찌집 찾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행 전 많은 다찌집을 검색했고 그 중에 이 식당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나의 검색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인지 폭망할 것인지.
우린 오후 7시 예약을 해 둔 상태였다.
오후 6시 45분경 정숙이네 한상에 도착했는데 너무나 협소한 다찌집을 보고 약간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안으로 입장해 보니 딱 네 테이블만 있는 아주 작은 다찌집이다.
한 테이블은 손님이 가시고 치우지 않은 상태였고, 한 테이블은 손님 한분이 사장님과 같이 앉아 있었다.
문 쪽 자리에 앉고 주문을 해 본다.
우린 세명이니 자동으로 9만원 상이 주문되어 졌다.
술은 1인당 한 병이 제공되는데 우리는 소주 한병과 맥주 두병을 주문하였다.
내가 잘 모르는 유튜버 분이 다녀가셨나 보다.
나는 이미 카드 사용이 안 된다는 것을 숙지하고 간 상태였다.
잠시 기다린 후 첫 판이 나왔는데 첫 판부터 심상치가 않다.
소라찜, 게찜, 피조개찜, 가리비찜이 나왔다.
1 라운드는 조개찜이구나.
각 해산물의 선도가 너무 좋아서 맛있다 싱싱하다를 연발하면서 폭풍 흡입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2 라운드로 해산물 모둠이 나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피조개회, 미더덕회, 멍게회, 촛대고동회.
하나 같이 맛있었지만 역시 미더덕회가 압권이었다.
그 독특한 맛과 향은 다른 어떤 회와도 비교하기 어렵다.
해산물 폭격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서 나온 호래기(꼴두기)회.
충무로 인현시장에서는 저보다 작은 꼴뚜기 열마리쯤 나오고 15,000원이다.
복 알러지가 있어서 나는 못 먹는 복껍질 무침.
이제 끝인가 했는데 오징어 종류 삼총사가 나와서 놀랬다.
위쪽은 오징어찜, 왼쪽은 갑오징어찜, 오른쪽은 한치찜.
셋 다 생물이기 때문에 먹물까지 다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먹물오징어찜은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먹물갑오징어찜이나 먹물한치찜은 먹어 본적은 물론 들어본적도 없다.
*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저 생물 갑오징어 한마리 가격이 무려 2만원이란다.
9만원 상에 이렇게 많이 주셔도 되는지.
잠시 후 나온 장어내장 수육(붕장어 내장이다)은 너무나 고소했다.
순식간에 차려진 해산물 한상.
현지라서 가능하고 정숙이네라서 가능한 상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전복회.
그리고 싱싱한 낙지가 나왔다.
갑오징어 찜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으니까 친절한 정숙씨가 이렇게 잘라 주었다.
우리는 고소하고 크리미한 먹물갑오징어 찜의 맛에 반했고 댓가로 새까만 입술을 얻었다.
사실 오징어, 갑오징어, 한치의 맛의 차이를 느끼면서 먹어 봤어야 했는데 해산물 폭격에
정신을 못 차린 상태라서 세 종류의 맛의 차이를 분명히 느낄 여력은 없었다.
솔직허니 세가지 모두 어디가도 메인이자 센터에 설 놈인데 여기서는 그냥 수많은 해산물의 일부다.
이어지는 음식은 가오리 회 무침.
사각 사각한 식감이 재밌는 음식이다.
회로는 전어와 도미가 나왔다.
메가리(전갱이) 구이가 나오고
아귀 맑은 탕이 대미를 장식했다.
사장님은 오늘 더이상의 손님은 받지 않으시고 마침 찾아온 여동생과 술자리를 가지셨다.
그리고 우리와도 한동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유쾌한 정숙씨와의 만남은 그렇게 재밌고 맛있고 강렬했다.
우리는 예의상 맥주 2병을 더 추가했고 총 10만원을 지불했다.
모든 안주가 해산물 뿐이다.
해산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고, 해산물 싫어하는 사람에겐 지옥일 듯 하다.
해산물 좋아하는 친구끼리 오면 초대박일 것 같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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