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월 11일 수요일, 여행 5일차이자 마지막 날이다.
어젯밤 나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새벽 일찍 무술목 해변에 가서 일출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일출 다운 일출을 보지 못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 왔고 나는 쪽잠을 잔 후에 다시 깨게 되었다.
일찍 일어난 김에 아침을 먹기로 했다.
전라도 여행의 9할은 음식이 목적이니 한끼라도 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한다.
봉황식당의 존재는 음식 평론가 황광해 선생님의 유튜브 여수편에서 추천된 식당이라 알게 되었다.
이순신 광장 주변 노상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카카오 맵을 보면서 봉황식당을 찾았다.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곳에 몇 개의 식당이 자리를 잡고 있다.
로컬이 아니라 초로컬이라 부를 만한 골목이다.
이 골목의 왼쪽 끝에 간판도 없는 봉황식당이 있다.
오전 8시 10분경에 봉황식당에 도착했다.
* 다른 분들 블로그 글에 의하면 봉황식당은 대략 7시 반경에 문을 열고 점심 때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옆에 있는 정성식당도 비슷한 컨셉의 식당인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성식당도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여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테이블 5개의 아주 작은 식당이다.
손님 한분이 아침 식사를 하고 계셔서 그나마 마음이 좀 편안해 졌다.
사장님께 죄송한데 혼자도 식사가 가능한지 여쭤 보니 다행히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셨다.
여기선 주문이 필요 없다.
6천원 백반이 자동 주문되어졌다.
잠시 후 차려주신 14첩 밥상을 보니 기쁘기도 하고 좀 죄스럽기도 했다.
이런 밥상은 최소한 두명은 와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반찬 하나 하나를 살펴 보자.
왼쪽편에는 고추, 호박나물, 콩나물 무침, 도라지가 있고
오른쪽편에는 가지나물, 무 김치, 열무김치, 고추가 있고
아랫쪽으로 두부, 멸치, 고사리, 양념게장, 우거지국, 양태가 있다.
6천원에 총 14찬이다.
처음 먹어 보는 양태는 꾸덕하게 말린 걸 쪄 내신 것 같다.
짭잘한게 밥 반찬으로 괜찮은 생선이었다.
6천원짜리 백반에 나오는 반찬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반찬 하나 하나 허투루 만든게 하나도 없다.
모든 반찬이 좋은 재료를 솜씨 좋은 사장님이 아침 일찍 출근하여 만들어 내셨다.
보통의 노포와는 다른게 모든 반찬은 슴슴하고 간이 아주 잘 맞았다.
나는 사장님의 정성과 노고를 생각해서 가급적 남김없이 모든 반찬을 클리어 했다.
무심하게 내어 주신 누룽지에 또 한번 감동을 받는다.
감사히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이 식당이 너무 유명해져서 로타리 식당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바램은 가격을 조금 올리셨으면 좋겠다.
나오는 길에 너무 잘 먹었다고, 그리고 음식 평론가 황광해 선생님 추천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씀 드리니 사장님도 기뻐 하셨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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