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18일.
서산 여행 중 게국지로 유명한 진국집에 들렀다.
줄 설 각오로 왔는데 왠일로 한가해서 대기 없이 그냥 입장.
* 사실 이 진국집은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아마도 90년대 초반 내가 예산에 있을 때 서산에 있던 친구가 게국지라는 꼬리 꼬리한 향토 음식이 있다고
나를 끌고 이곳에 온 기억이 있다.
당시 친구의 말대로 진짜 꼬리 꼬리하구나 하면서도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세트 메뉴를 먹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쿨하게 게국지 두개만 주문.
잠시 후 차려진 게국지 한상.
* 여기서 게국지에 대해 알아보자.
게국지는 먹을게 귀하던 시절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한쪽 집게가 큰 붉은발농게(황발이)로 불리는 칠게로
게장을 담가 겨울내내 먹고난 후 먹고 남은 게장을 버리기 아까와 김장김치가 떨어질 때쯤인 이른 봄부터
초 여름까지 봄동 겉절이 쉰것이나 얼갈이 배추 먹고 남은 것, 열무김치 남은 것에 게장남은것을 넣어 간을
맞춰 끓여먹던 김치찌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 위키백과 중에서.
위 말대로 '게국지에는 게가 없다'
내 어렴풋한 기억속의 그 오래전 첫 방문 때도 이런식으로 찌개 3종이 나온 것 같다.
위에서 부터 깨로 만든 찌개, 게국지, 무 된장 찌개.
게국지의 매력은 꼬리 꼬리하고 약간 시큼 털터름한 맛인데 요런 맛이 오래전 기억의 맛을 소환해 낸다.
아재 입맛인 나한테는 굿.
아내도 맛있다고 하는 걸 보니 아재 입맛 남편이랑 살아온 세월이 길 긴 긴가 보다.
반찬들 간이 그리 세진 않은 편이라 좋았다.
다른 블로그 후기들 보니까 찌개류가 좀 짜다고 하던데 약간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요즘 하도들 싱겁게 먹는게 보편화 되다 보니 이렇게 옛날 방식 그대로 하는 식당은 그런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요즘 티비 맛집 프로그램에서 모든 음식을 하도 미화를 해 대니 멀리서 일부러 먹으러 왔다가는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게국지에는 게가 없는게 맞고 맛도 꼬리 꼬리한게 맞다.
요즘 다른 게국지 식당에서 게도 넣어 주고 그런다는데 그건 엄밀한 의미에서 게국지는 아닐 것 같다.
그냥 게 김치찌개 정도가 맞는 이름일 것 같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향토 아재 입맛인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다.
가끔은 게국지가 그리울 것 같다.
* 2022년 4월 24일 진국집을 재방문했다.
왠일인지 남사장님이 유독 우리 테이블에게만 불친절하게 대하셨다.
하물며 계산도 엉터리로 해서 다시 찾아가서 카드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다.
아마도 싸구려 백반을 주문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이날의 경험이 안 좋아서 앞으로 진국집 재방문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이 안된 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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