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월 15일.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데 아내가 냉면이 먹고 싶다고 한다.
평소 꼭 가보고 싶었던 서북면옥에 가보기로 했다.
어린이 대공원역에서 꽤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어쩌면 아차산역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수동식 번호표 뽑기를 하고 잠시 기다린 후에 입장.
물냉면 두개, 편육 하나, 소주 하나를 주문.
다들 경쟁적으로 평냉 가격을 올리는 시대에 평냉 8천원은 너무 고마운 가격이다.
정말 좋은 맛은 반드시 담백하다.
1968년부터 영업해온 노포 중의 노포다.
개업 당시와 변함없는 메뉴로 승부한다는 뚝심이 멋지다.
메밀을 직접 빻아서 반죽하신다고 함.
편육과 김치, 무생채가 등장.
일단 저 김치는 젓갈맛이 거의 안 느껴지고 너무 단정한 맛을 내서 좋았다.
편육 가격도 만원이어서 좋다.
요즘 왠만한 평냉식당 편육 가격은 만원을 훌쩍 넘는다.
직원분이 오늘은 국경일이라서 술을 잔에 따라 주신다고 했다.
예전에 태국에 여행 갔을 때 마침 부다스 데이였고 그때도 식당에서 술을 이런 식으로 잔에 따라 준 기억이 있다.
광복절에 너무 대놓고 술을 마시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 정도의 의미로 해석된다.
직원분의 센스가 돗보인다.
그렇지만 광복절은 축하해야할 날이니 우리는 축하주를 한잔 할 것이다.
보통 평냉집에선 차가운 편육을 내 주는데 이 식당의 편육은 약간 미지근한 정도다.
잡맛도 없고 맛이 담백해서 좋았다.
소주 한잔 기울이다 보니 오늘의 메인 평냉이 나왔다.
거친 질감의 면도 괜찮았고 아주 약간 달달한 육수의 뒷맛도 좋았다.
혹시나 동치미가 들어가지 않았나 해서 직원분께 질문 드렸더니 동치미는 안 들어갔다고 하신다.
맛있게 먹고 나오는 길에 벽에 걸린 태극기를 바라보았다.
가까이 있다면 자주 들르고 싶은 식당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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