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월 9일 금요일.
나는 필카를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아마도 내가 첫 카메라를 갖게 된 것은 대학 졸업 후 예산에서 근무할 때 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사진이라는 것이 아주 특별한 날에만 찍는 연례행사 같은 것이었고
나는 그 연례행사 마저도 제대로 챙기질 못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디카가 나온 후에야 나는 비로소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비로소 일상 사진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에게 필카란 그냥 누르기만 하면 사진을 만들어 주는 가전제품 같은
물건이었는데 그마저도 거의 사용을 안 했으므로 일종의 계륵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내가 디카로 사진을 찍게 되면서 가끔은 필카에 대한 호기심 같은게 생기곤 했다.
그래서 저렴한 중고 필카 하나 사서 사진을 찍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마도 내가 필카를 구입하더라도 서랍 속에 쳐박힐 확률이 99.9%라서 그저
생각에만 그치고 말았었다.
그런데 오늘 나도 필카가 있었다는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서 서랍을 뒤지게 되었고
마침내 필카를 발굴하게 되었다.
나는 오늘 서랍 속에서 무려 5개의 필카를 발굴했다.
첫번째 필카는 삼성 카메라.
삼성 AF ZOOM 800이라는 이 카메라는 검색해 보니 90년대 초반에 출시된 자동 필름
카메라라고 한다.
아마도 내가 예산에서 근무할 때 샀던 나의 최초의 카메라 같다.
평소 잘 버리지 못하던 성격 탓에 이 물건이 여태 살아 남아 있는 것 같다.
거의 30년 가까이 된 이 물건의 상태가 꽤 괜찮아서 놀랬다.
정상 작동은 되지 않지만 아마 배터리를 교체하면 작동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두번째 필카도 역시나 삼성 카메라다.
이 카메라는 삼성 FINO 70S 라는 자동 필름 카메라다.
검색을 해 보니 90년대 말에 출시된 카메라라고 한다.
아마도 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에 구입한 물건 같다.
족히 20년을 넘겼을 이 물건은 의외로 정상 작동을 한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 상태는 정말 대박이다.
미라클이라는 이름의 이 일회용 카메라는 언제 샀는지 언제 사진을 찍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그런 물건이다.
* 미라클이라는 일회용 카메라는 두 개가 발굴 되었는데 하나는 포장이 뜯어지고 사용 흔적이
있는 물건이고, 나머지 하나는 포장 조차 뜯지 않은 물건이다.
필름 감기 레버를 돌려 사진을 찍어 보니 찍히는 걸로 봐서 아마도 사진을 조금 찍고서
방치해 놓은 것 같다.
저 표시가 제대로 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 표시대로라면 15장 정도 사진을 찍은게 된다.
마지막 5번째 필카는 아마도 방수 일회용 카메라인 것 같다.
희미한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아마도 2004년 방콕 & 파타야 여행 때 팍상한 폭포
가는 길에 사용했을 것 같다.
뜻밖의 수확에 나는 흥분?하여 자동 카메라 2종에 대한 글을 검색해 보느라 분주했다.
다행히 자동 카메라 2종에 대한 정보를 실은 블로그글 몇 개를 발견했다.
이제 나에게 몇 가지 미션이 주어졌다.
1. 자동 카메라의 배터리 교체하기
2. 일회용 카메라 2개 현상 & 인화 맡기기
3. 자동 카메라를 이용하여 필카 사진 찍어 보고 현상 & 인화해 보기
모처럼 뜻 깊은 발굴의 시간이었다 자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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