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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2303 온양온천역 멸치 칼국수 노포 '유림분식'

2023. 4. 17. 댓글 ​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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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월 22일 수요일이자 월차일이다.

되도록이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고향에 가려 하는데 이번 달 주말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있어서

고향 방문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나 혼자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기로 했다.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를 모시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어머니는 칼국수가 드시고 싶다고 하시는데 자주 가는 <고가네 칼국수밀냉면>이나 유명한 <향촌손칼국수>는

차 없이 가기엔 좀 멀다.

검색을 해 보니 생활의 달인에 나온 칼국수 노포가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 그 식당을 가 보기로 했다.

 

 

 

카카오맵을 보고 유림분식을 찾아왔는데 이런 곳에 이런 식당이 있는 줄은 나도 전혀 몰랐다.

그래도 온양에 20년 이상 살았는데도 전혀 기억이 없다.

12시 반경 <유림분식>에 도착 & 입장.

 

그간 전국에 있는 노포 식당을 많이 가봤지만 이렇게 낡은 식당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수십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테이블이라든가 컵, 양념통도 빈티지 끝판왕이다.

 

양념통을 열어 보니 하나는 다대기이고, 하나는 고추 양념이다.

 

잠시 후 김치를 가져다 주셨는데 김치는 너무 삭은 상태였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잠시 후 칼국수 등장.

 

국물 맛을 보니 멸치 베이스임에 틀림 없다.

진한 멸치맛이 느껴지는데 재밌는 것은 멸치 비린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보통 멸치 베이스의 국물에서는 아주 미약하게 나마 멸치 비린내가 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칼국수 국물에서는 1도 그런 멸치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고명으로는 바지락 몇 개, 파 몇 조각, 그리고 계란이 전부다.

바지락은 멸치 국물에 조연 정도의 역할 밖에 못 할 양이다.

나는 계란을 푼 이 칼국수 국물에서 어렸을 적 어느 휴게소에서 먹었던 우동인지 칼국수인지 모를 국수의 추억을

떠올렸다.

국물은 일단 합격이다.

그 다음은 면을 맛 볼 차례다.

면은 시판용 건면을 사용한 것 같은데 푹 퍼져서 힘이 없다.

나는 쫄깃한 면이나 푹 퍼진 면이나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괜찮지만 쫄깃한 면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실망스러운 면일 것이다.

직접 뽑은 면이 아니라서 면은 좀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한 멸치 국물은 인정이다.

 

반쯤 먹다가 다대기와 고추 양념을 추가했더니 맛이 더 나아졌다.

 

나는 오래전 먹었던 추억의 칼국수를 떠올리면서 맛있게 먹었는데 어머니는 영 입맛에 안 맞으시나 보다.

어머니가 느끼기엔 이 칼국수는 집에서 해 먹는 칼국수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칼국수일 것 같다.

어쨋건 나는 추억의 칼국수를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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