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월 2일.
사실 서울식품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평일에는 시간이 없고 일요일은 쉬고 내가 갈 수 있는 날은 오로지 토요일 뿐이다.
오늘 친구 둘을 데리고 가보기로.
종로3가역 15번 출구 나와서 보쌈골목으로 진입 한 후 내가 정말 제대로 가고 있나 싶을 정도로 쭉 가면 서울식품이 나타난다.
생맥주, 라면, 음료수라고 씌여 있지만 생맥주는 취급 안 하시는 걸로.
서울식품의 실체는 일명 슈퍼다.
그것도 아주 작은 슈퍼.
아마 슈퍼 안에 놓여있는 테이블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맥주 드시다가 이거 해줘 저거 해줘 하면서 가맥집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급경사 계단을 올라가서 둘러보니 자리가 없다. ㅠㅠ
대실망하고 내려왔는데 사장님이 자리가 있으니 다시 올라가 보라고 하신다.
다시 올라가 보니 구석에 진짜로 한 테이블이 비어 있다.
기쁜 마음을 갖고 착석.
스타트는 부추전과 오징어 데침으로.
사장님 혼자 음식 주문 접수, 음식 제작, 음식 서빙, 계산을 하시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시킨 음식이 제대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정확하게 나온 음식에 감탄.
bill도 없이 어떻게 많은 주문을 기억하시는지 놀라울 나름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부추전과는 차원이 다른 부추전이다.
부추 함량 95%정도 될 것같다.
너무 맛이 좋다.
오징어 데침도 오버 쿡 되지 않고 적당히 잘 삶으셨다.
역시나 합격.
궁물이 필요해서 주문한 순두부도 무심한 듯 내어 주시는데 그 맛이 전문 순두부집에서 파는 순두부 뺨친다.
다들 식신으로 빙의해 폭풍 먹방을 시전하였다.
이게 굴전 소자라면 대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나올까.
크기도 크고 맛도 좋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햄 후라이를 안 먹어 볼 수가 없다.
그동안 나는 햄은 햄대로 계란은 계란대로 부쳐 먹었는데 햄에 계란물을 입히니 맛이 업그레이드 된다는 걸 오늘 깨달았다.
몸에 안 좋겠지만 맛은 최고.
몸에 안 좋을수록 맛은 증가하는 그런 법칙이 있는 것 같다.
모처럼 제대로 된 가맥집에서 폭풍 먹방을 하였다.
조리과정이 간단한 요리들이지만 좋은 식재료에 사장님의 손맛이 더해져 멋진 요리로 탄생하게 된다.
가까이에 있다면 최소 일주일에 한두번은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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